태국에서 느린 운전자로 산다는 것은?

류정화
2019-06-20
조회수 1892

태국에서 느린 운전자로 산다는 것은?


한국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올 때까지만 해도 내가 태국에서 운전하며 살게 될지 몰랐다.


운전자의 위치가 한국은 왼쪽인데 태국은 오른쪽이다.


왼쪽과 오른쪽이 바뀐 정반대의 상황에서 운전한다는 것. 처음엔 무서웠다. 과연 내가 안전하게 운전을 해낼 수 있을까?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내가 책임질 수 있을까?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상황을 탓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그냥 부딪치고 천천히 운전에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었다. 차에 타면 왼쪽 왼쪽 왼쪽을 무한 반복하며 오른쪽 차선이 아닌 왼쪽 차선으로 운전하는 것부터 시작해 태국의 교통상황에 익숙해졌다.

태국은 사바이(편하다)가 익숙한 사람들이 많아 클랙슨을 누르는 일이 거의 없고 깜빡이를 넣고 끼어들기를 하면 잘 끼워주는 문화이다.

그러나 내 차 옆을 씽씽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속도 빠른 차와 큰 차들 사이에서 나는 릴렉스 하기가 힘들었다. 나의 안전은 누가 책임을 져준단 말인가?

그리고 운전을 하면서 사고 난 오토바이와 차를 많이 봐왔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나의 소심함.

 평소에는 적당히 소심한 나이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좀 소심해도 된다고 본다.


그래서 생각을 바꿔 속도를 줄여 천천히 달리기도, 다른 차들과 속도를 맞추고 달리기도 하고 오토바이의 안전을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게 운전을 해 가면서 운전에서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 안전도 중요하고 옆 차의 안전도 보행자의 안전, 오토바이의 안전 모두를 중요시 하며 안전하게 운전하려고 신경 쓰다 보니 내 운전 속도는 점점 느려져갔다.

내 차를 앞질러 가는 다양한 차들 속에서 나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 안전을 위해 오늘도 느리게 달린다. 나와 내 주변의 모두의 안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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